창립총회 [우리의 말하기가 계속되도록] 브리핑

위티
2019-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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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6월 8일, 노들장애인야학 5층에서 청소년 페미니스트 네트워크 '위티'의 창립총회 [우리의 말하기가 계속되도록]이 진행되었습니다. 청년정치공동체 너머의 신민주 대표님, 한국여성단체연합의 김수희 부장님,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의 이윤경 공동집행위원장님, 노원스쿨미투를지지하는시민모임의 최경숙 공동집행위원장님이 출발하는 자리의 축사를 기꺼이 맡아주셨습니다. 오후 2시부터 7시까지, 장장 5시간동안 총회가 진행되었습니다. 총회를 처음 참여해보는 분들이 많음에도, 진지하고 열띤 논의를 이어가 주셨어요. 자세한 논의의 과정들은 회의록을 참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총회에서 축사를 맡아주신 신민주 청년정치공동체 너머 대표님

▲ 총회에서 축사를 맡아주신 김수희 한국여성단체연합 부장님

▲ 총회에서 축사를 맡아주신 이윤경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공동집행위원장님

▲ 축사를 맡아주신 최경숙 노원스쿨미투를지지하는시민모임 공동집행위원장님


  보고안건으로는 준비위원회 활동 보고와 지부/분회의 등록보고가 있었습니다. 먼저, 최유경 준비위원께서 3월부터 지금까지 단체 창립을 위해 했던 다양한 활동들을 브리핑해주셨습니다. 총회 전까지 총 11차례의 찾아가는 간담회를 진행했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저마다 다른 고민을 안고, 페미니즘을 시작한 청소년 페미니스트들을 보며, 준비위원회도 즐겁고 벅찼던 것 같습니다. 이후에는 지부/분회 등록 보고가 이어졌습니다. 각 지부/분회의 담당자가 자신의 단위에 대해 소개해주셨습니다.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하반기에는 어떤 활동을 계획중인지, 위티와는 무엇을 함께하고 싶은지 등을 자유롭게 말씀해주셨습니다. 각 단위의 계획을 듣는 것만으로도 하반기가 꽉꽉 찬 것만 같이 든든한 마음이 들었어요. 각 단위의 활동을 어떻게 연결하고 확장할 수 있을지, 열심히 고민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대표단과 지부/분회 담당자는 첫 운영위원회를 통해 본격적인 인사와 논의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 파워페미에서 지부/분회 등록 보고를 진행하고 있는 장면

▲ 부산스쿨페미니즘연합에서 지부/분회 등록 보고를 진행하고 있는 장면

▲ 스쿨미투 청소년연대 in 대구에서 지부/분회 등록 보고를 진행하고 있는 장면

▲ 이우학교 성자치기구 ESC에서 지부/분회 등록 보고를 진행하고 있는 장면



  논의안건으로는 정관 제정, 평등문화 약속문 제정, 대표단 선출, 2019년 사업계획 인준, 창립선언문 인준의 건이 있었습니다. 단체의 기틀을 확정하는 안건이다보니, 더 많은 비판과 검토, 제안들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3~4시간동안 쉬지 않고, 단체의 전망을 고민해주시고, 함께해주신 총회 참가자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안건에 대한 자세한 안내는 자료집과 회의록을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통과된 안건들이 단체의 탄탄한 기반이 될 수 있도록, 대표단과 운영위원회, 집행위원회에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1기 대표단 선거 당선 공고 


▲ 발의를 진행하고 있는 참가자들

▲ 발의를 진행하고 있는 참가자들


  이제 준비위원회가 아닌 정식 단체로 출범합니다. 이 시간이 있기까지, 많이 도와주시고, 기꺼이 함께해주신 많은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청소년 페미니스트들의 말하기가 계속되도록, 위티가 곁에서 함께하겠습니다! 총회 때 제정된 정관, 평등문화 약속문, 인준된 창립선언문을 파일로 첨부합니다. 그 외, 자료집과 회의록은 회원메일, 회원게시판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총회를 진행한 양지혜 의장


  총회에 참석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우리의 말하기가 계속되도록


  우리는 여성인 동시에 청소년이다.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과 청소년은 남성 비청소년에 의해 보호 받아야 하는 존재로 여겨진다. 이러한 보호는 여성과 청소년의 삶을 남성 비청소년의 관점에서 통제하는 합리적인 근거가 된다. 우리는 보호받기 위해서 정숙하고 모범적인 여학생이 될 것을, 고분고분하고 애교 많은 딸이 될 것을 요구 받는다. 독립된 존재가 아닌, 남성의 보조적 존재로, 성인이 되기 이전의 예비적 존재로 살아야 한다.


  비청소년 남성을 기준으로 설계된 사회는 여성과 청소년을 미성숙하고 열등한 존재로 치부한다. ‘남을 밟고 올라서라’고 말하는 신자유주의 사회에서, 차이는 ‘다양한 것’이 아닌 ‘열등한 것’이 된다. ‘아무도 남을 돌보지 말라’는 사회에서 소수자에 대한 차별은 정당화된다. 소수자가 겪는 차별과 폭력은 맞닿아 있다. 여성이 양육을 전담해야 한다는 모성 이데올로기는 청소년이 가정에서 겪는 폭력과 통제를 정당화한다. 나이에 따른 고정관념이 만연한 사회는 여성과 청소년을 일괄적인 생애주기를 강요한다.


  우리는 기준 자체를 바꾸고자 한다. 우리는 ‘여성’이 ‘남성처럼’ 대우받을 권리가 아니라 성평등의 가치로 재구성된 사회를, ‘청소년’이 ‘비청소년처럼’ 대우받을 권리가 아니라 청소년이 사회구성원으로 존중받을 수 있는 사회를 요구한다. 여성 청소년이라는 우리의 복합적인 위치는 그 자체로 교차하고 변화하는 정체성을 증명한다. 여성의 삶도, 청소년의 삶도 단일하지 않다. 우리는 같은 ‘여성’으로도, 같은 청소년으로도 묶일 수 없는 교차하고 변화하는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간다. 우리는 이렇듯 다양하고 복합적인 여성 청소년의 삶과 욕망을 드러내는 정치를 여기에서 시작하고자 한다.


  우리는 청소년이자 페미니스트다. 청소년은 문제의 당사자는 될 수 있지만,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여겨져 왔다. 누구도 청소년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말하지 않았다. 그러나 청소년 페미니스트는 한국 사회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2018년, 우리는 수십 년간 은폐되었던 학내 성폭력을 고발했고, 일상적으로 요구되는 성역할을 거부했다.


  우리는 당사자로 머무르는 것을 넘어, 변화를 만드는 한 사람이 되고자 한다. 청소년 페미니스트들의 말하기가 이어지기 위해, 우리에게는 새로운 기반이 필요하다. 나이를 이유로 차별과 배제를 경험하지 않을 수 있는 기반이 필요하다. 우리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확장되도록 지속 가능한 활동의 기반이 필요하다. 고립되어 있던 청소년 페미니스트들이 서로의 동료가 되고, 세상을 바꾸는 기획을 실천할 수 있는 기반이 필요하다.


  우리는 고립되어 있던 청소년 페미니스트들의 삶을 연결하고자 한다. 하나의 목소리로 시작된 ‘#스쿨미투’에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위드유’로 응답했던 장면을 떠올리며, 우리의 말하기를 연결하고자 한다. 우리는 소수자가 겪는 차별이 연결되어 있음을 기억하며, 나이주의, 보호주의 등 우리가 겪는 동일한 장벽에 함께 맞서고자 한다. 우리는 청소년 인권과 페미니즘에 기반한 청소년 페미니즘 운동을 이어가고자 한다.


  우리의 말하기가 계속되도록, 우리는 오늘 여기서 청소년 페미니스트 네트워크 ‘위티’를 창립한다.



2019년 6월 8일

청소년 페미니스트 네트워크 ‘위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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