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 청소년 시민이 여기 있다! 

차별금지법 지금 제정하라!] 참여 후기

위티는 오늘, 5월 3일(수)에 국회 앞 평등텐트촌 앞에서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청소년인권단체 공동 기자회견 <청소년 시민이 여기 있다! 차별금지법 지금 제정하라!>에 발언과 공동주최로 함께했어요. 청소년인권단체들이 함께 모여 청소년의 삶에 왜 차별금지법이 필요한지, 차별금지법이 청소년의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 국회에 힘차게 소리치는 시간이었습니다. 아래에 발언으로 함께한 유경 활동가의 발언문을 공유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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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청소년 페미니스트 네트워크 위티에서 활동하는 유경입니다. 국회 앞에서 고된 농성하고 계시는 동료들에게 연대와 지지의 인사를 보냅니다.

  저는 청소년 페미니즘 운동을 하며 수많은 여학생들을 만났습니다. 차별금지법이 없는 한국의 사회에서 여성 청소년들, 또 청소년 페미니스트들의 일상은 그 자체로 폭력이고 차별입니다. 며칠 전 김병우 충북 교육감이 스쿨미투로 상처 받은 학생들에게 사과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스쿨미투가 시작된 지는 4년이 넘었고, 스쿨미투가 드러낸 것은 상처가 아니라 학교 문화에 유구하게 뿌리내려온 차별이고 폭력이고 혐오입니다. 더불어 스쿨미투로 고발된 자극적이고 충격적인 헤드라인의 성폭력들만이 청소년들의 일상을 위협하지는 않습니다. 내 삶에서 일어나는 결정들을 내가 할 수 없다는 것은 결국 머리와 옷차림뿐만이 아닌 머리와 옷차림조차 내 스스로 결정할 내 삶의 자기결정권이 내게 없다는 뜻입니다. 교육감을 넘어 정부와 국회는 스쿨미투뿐만이 아닌 자기결정권과 인권을 박탈 당한 여학생들에게 사과해야 합니다. 

  청소년들은 쉽게 자신의 현재를 유예 당합니다. 어른이 되면, 좋은 대학에 가면, 네가 성인만큼의 판단력을 가지면 할 수 있다는 말들은 너무나 쉽게 청소년에 대한 폭력을 용인시킵니다. 하지만 어리다고 해서 청소년들이 겪는 폭력과 차별이 없던 일이 됩니까? 나중에는 정말 해결할 수 있습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앞에서 나중이라는 말을 연호했던 이들처럼, 청소년뿐만이 아닌 소수자들이 겪는 문제는 끝없이 유예되고 미뤄질 뿐입니다. 이러한 체계 속에서 차별과 폭력을 벗어나는 나중의 방법은, 결국 다른 이들을 짓밟으며 또다시 차별과 폭력을 재생산하는 것뿐입니다. 

저는 나중이 아닌 지금, 우리가 어리고 미성숙한 자신, 동료 시민들을 미워하지 않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어리다는 이유로 출입하지 못하는 공간이 없으면, 어리다는 이유로 다른 이로부터 쉽게 무시당하지 않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여성 청소년들의 삶이 당장 좀 나아지면 좋겠습니다. 나중이 아닌 지금 여기에 우리의 삶이 있기 때문입니다. 차별금지법 시급히 제정하십시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