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안내#따박따박 충청 강연 <청소년에게 OOO한 자립은 없다> 브리핑

위티
2019-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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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은 여성의 입장에서 어떻게 다르게 보일까라는 인식론의 문제에요. 위치가 다르면 다르게 보여요. 제가 가진 질문은 

‘누구의 말이 신뢰할 수 있는 말이 되는가? 

누구의 말이 이야기의 중심에 가있게 되는가? 

청소년의 자립을 이야기 할 때, 누구의 관점으로 이야기 되었는가라'였어요. 

그간 청소년 자립을 논의하는 관점은 철저하게 비청소년의 관점이었어요.” 

- 11/10 따박따박 강연 中


  지난 11월 10일, 충북 청주의 우리문고 강연장에서 <청소년에게 OOO한 자립은 없다> 강연이 진행되었습니다. 청소년 자립, 청소년 기본소득에 대해 오랜 시간 연구하고 활동해오신 호연 님께서 연사를 맡아주셨어요. 그간 사회에서 이야기하는 자립과 인권적 개념으로써의 자립의 차이, 청소년 자립에 대한 편견, 자몽 프로젝트에서 제시한 새로운 자립의 개념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이었습니다. 더 나아가 대안적 자립의 구체적인 경로를 고민하며, 청소년 기본소득 실험에 대해 알아보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먼저 사람들이 ‘자립’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야기 나눴습니다. 흔히 자립은 ‘준비가 필요한 일’로 여겨집니다. 청소년기는 자립을 할 수 있는 시기가 아니라, 공부를 하는 등 미래에 대한 커리어를 쌓아 자립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로 여겨집니다. 그러나 스무 살이 되면 지나면 정말 ‘자립’할 수 있는 걸까요? ‘결혼하면 비로소 자립한다’고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결혼이 여성에게 자립이 맞을까요? 

  강연에서는 자립이 ‘과정’이라고 설명합니다. 사람은 혼자 살 수 없으며, 누구나 서로를 의존하며 살아갑니다. 의존은 자립과 대비되는, 부정적인 개념이 아닙니다. 강연에서는 자립을 ‘개인이 성취해야 하는 것’으로 남겨두는 것이 아니라, 인권적 개념으로 재구성할 것을 제안합니다.



자몽 프로젝트가 제안한 자립 개념 몇 가지를 살펴볼까요?


첫째, 유동하는 자립. “우리 모두는 예측하기 어려운 시대에 산다. 노오오력해도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없는 것이다. 이렇듯 유동하는 사회에서 자립의 설계 자체를 바꿔야 한다. 노력하면 설계대로 자립을 이행할 수 있다는 믿음을 버려야 한다.”

둘째, 지속 가능한 자립. “비청소년을 중심으로 자립을 설계해서는 안된다. 단기적인 지원이 아니라, 청소년의 필요와 욕구를 반영하는 연속되고 연결되는 지원이 필요하다. 사람에 맞춰 설계해야지, 설계에 사람을 맞추면 안된다.”

셋째, 관계적 자립. “자립이 관계나 돌봄을 삭제하고 홀로 서는 일로 여겨져선 안된다. 이 사회는 보살핌과 돌봄이 필요한 사회다. 함께 살기를, 잘 의존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기존의 부모-자식, 교사-학생 관계에서의 위계적이고 일방적인 관계가 아닌, 상호적인 관계로 자립의 관계성을 새로 형성해야 한다.”

넷째, 주체적 자립. “자립의 주체는 청소년이지만, 청소년은 늘 ”내일의 나를 위해 오늘의 나를 희생할 것“을 요구받는다. 청소년의 현재를 고려하는 자립 개념이 필요하다.”



대안적 자립이 가능할 수 있는 구체적인 경로로는 '기본소득'이 제시되었습니다. 기본소득은 모두에게, 조건없이, 정기적으로, 현금으로 지급되는 소득입니다. 자립을 고민할 때 가장 고민되는 것은 ‘돈’입니다. 특히 대부분의 청소년은 내가 번 돈이 아닌, 남에게 받은 돈으로 생활하기에, 일상적으로 빈곤함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가정에서는 “너 말 안들으면 용돈 안 줘” 같은 말로, 청소년을 통제하곤 합니다.

탈가정 청소년들도 남에게 돈을 받기 위해 스스로를 증명해야 하는 삶을 삽니다. 청소년의 자립이 당연하지 않은 사회에서, 청소년의 탈가정은 질문거리가 됩니다. 청소년이 집을 나온 이유는 저마다 다를텐데도, ‘왜 집을 나왔냐’는 질문에 가정폭력 등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최대한 불행한 사연을 말해야 합니다.

청소년 기본소득 실험은 이와 같이 청소년의 경제적 자율성이 보장되지 않은 현실, “청소년의 소비는 쓸데없고 사치스러울 것이다”와 같은 편견에 대항하며 시작되었습니다. 탈가정 청소년들에게 월30만원씩, 조건이나 자격 심사 없이, 영수증 증빙 없이, 현금을 지원했습니다.

처음에는 “이유도 없이 왜 주나?”, “우리가 실험쥐인가?” 같은 불신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정기적으로 기본소득을 받는 경험이 기본소득과 공공성 자체에 대한 신뢰로 이어졌다고 합니다. 청소년 기본소득은 비청소년 관점에서 청소년에게 필요한 것을 제시하거나, 청소년이 비청소년에게 소비의 필요성을 증명하는 기존의 지원방식에 대한 저항이었습니다. 청소년 기본소득 실험이 청소년들에게는 관계의 형성, 정기적인 수입으로 오는 안정감, 자신의 존재가 신뢰 받는 경험으로 이어졌습니다.



강연을 통해 청소년의 자립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은 변화하였습니다. 자립은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 간 이후에 고민할 것’이 아니라, 지금의 나의 삶과 연결되어 있는 것으로 생각되었습니다. ‘온전히 스스로를 책임질 준비가 되었을 때 하는 것’을 넘어, ‘유동적인 사회 속에서 잘 의존하고 돌볼 수 있는 자립’을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청소년 자립에 대한 더 많은 상상력과 구체적인 경로가 모색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충청 강연은 위티 뿐만 아니라, 청소년 페미니즘 동아리 소수자들,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기본소득당 등 다양한 단위에서 함께해주셨습니다. 부산에서도 청소년 자립을 주제로 한 강연이 이어질 예정입니다. 앞으로도 이어질 청소년 페미니즘 강연 [따박따박]에 많은 관심 가져주세요!



2019.11.28.

위티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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