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안내#따박따박 서울 강연 <기록되지 않은 나의 언어 찾기> 브리핑

위티
2019-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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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섹스하는 청소년입니다’라는 말을 듣고,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청소년들은 어른들로부터 보호받아야 하는 미성년”

“도를 넘는 행동 아닙니까. 섹스요? 다시 한번 생각해보시고 신중하게 교육하세요.”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강연을 주최하며 받았던 항의문자 中


“처음에는 친구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어른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와 같이 금기시되는 것이었는데 강연을 들으면서 너무 당연한 것이고 신체 활동의 일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른 누군가가 나의 언어를 통제(학교, 학부모)하고 있었던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는 섹스에 대한 저만의 언어를 찾는 게 제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합니다.”

“섹슈얼리티 지도를 그리며, 섹스가 가리키는 것이 가슴, 골반처럼 성애화된 몸의 범위가 아니라 내 몸과 일상의 연장, 몸 전체를 관통하는 감각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고유한 감각과 언어로 ‘섹스’라는 말이 존재했으면 합니다.”

강연을 마친 이후, 참가자들이 나눈 이야기 中


  지난 10월 26일, 청소년 페미니즘 릴레이 강연 프로젝트 ‘따박따박’의 첫 번째 강연이 문을 열었습니다. 섹슈얼헬스케어업체 ‘이브’의 10대 인턴으로 활동하셨던 권나민 연사님이 ‘청소년 섹슈얼리티’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해주셨습니다. 강연은 직접 텍스트를 분석하고, 섹슈얼리티 지도를 그리는 참여형 강연으로 구성되었습니다.


 

 강연은 배움 이후를 상실한 성교육, 1회성 이벤트에 그치고 마는 기존의 성교육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시작했습니다. 성교육 시간에는 성기 도면에 대해 배울 뿐, 성기를 가진 몸에 대해서, 학습자의 주체성에 대해서는 초점을 두지 않고 있습니다. 그간 ‘섹스’는 19금이 걸린, 밤에 혼자 몰래 보는, 음란하고 숨겨야 할 것으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섹스’가 곧 ‘포르노’와 같은 것으로 여겨지는 사회에서 개별 존재들의 욕망과 감각은 소외되어 있었습니다. 

  강연에서는 흔히 ‘수위글’이라고 불리는 텍스트를 함께 분석하며, 그간 우리가 ‘야한 것’ 혹은 ‘섹스’라고 인지했던 것이 얼마나 남성 중심적으로 서술되었으며, 스스로의 욕망을 배제하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우리가 포르노적 문법에 동의할 수 없다면, 그것만을 ‘섹스’라고 인식하고, 답습하는 일들을 멈춰야 할 것입니다.



  워크샵은 나아가, 자신의 섹슈얼리티 지도를 그리는 작업으로 이어졌습니다. 3인칭의 관점에서 특정 상황을 ‘야한 상황’으로 정의내리는 것이 아니라, 1인칭의 관점에서 자신이 몸에 대해 느끼는 감각을 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내가 해보고 싶은 것, 경험을 통해 내가 좋아하는 것, 절대 하고 싶지 않은 것을 각각 숲, 성, 바다로 나누어 작성하고, 서로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성은 언제까지나 성일까? 성이 바다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숲이 성이나 바다가 되지는 않을까? 섹슈얼리티 지도를 그리며, 우리는 오히려 고정되어 있지 않은, 끊임없이 변모하는 우리의 감각에 대해 고민할 수 있었습니다. 미디어에서 보고 마냥 해보고 싶었던 것(숲)이 사실은 나의 감각과 동 떨어져 있는, 내가 전혀 하고 싶지 않은 일(바다)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끊임없이, 내가 인식하는 것이 나 자신의 감각인지, 사회의 통념인지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리하여, 우리가 섹스를 말할 때에 포르노와 나의 감각을 혼동하지 않을 수 있고, 포르노를 수행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의 서사를 만들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워크샵을 마친 이후, ‘나는 섹스하는 청소년입니다’라는 말에 대한 반응은 달라졌습니다. 우리의 일상과 감각이 달라질수록, 포르노적 통념이 구축한 세계는 점차 무너지게 될 것입니다. 기쁘게 서로의 감각을 마주하고, 환대하는 하루였습니다.

  프로젝트 [따박따박]은 청소년의 일상과 연결되어 있는, 청소년의 관점에서 고민할 수 있는 페미니즘 강연이 부족한 현실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청소년 페미니즘이라는 복합관점으로 우리가 계속해서 만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두겠습니다. 11월 2일에는 경기 수원에서 강연 [하이틴로맨스가 말하지 않는 것]이 개최됩니다. 이 강연에서도 많은 청소년 페미니스트 분들과 동료 분들을 뵐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또 뵙겠습니다.


*강연 참여자 중 후기를 남겨주실 분을 구합니다. 후기를 보내주시는 1분에게 책 <걸페미니즘>을 선물로 드릴 예정입니다. (신청: youthfemi@gmail.com)

**강연 <하이틴로맨스가 말하지 않는 것> 신청! : wetee.kr/41



2019.10.28.

청소년 페미니스트 네트워크 '위티'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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